-월남전 국군포로 이야기-
 

7월 22일 수요일 아침, 출근해서 신문을 보니 '안학수 하사' 애기가 쫙 깔려 있었다.


기사의 제목은 다소 자극적으로 되어 있었지만, 
                                       사건의 내막을 잘 아는 필자에게는 매우 감동적인 스토리로 다가왔다.





 사건은 이렇습니다.

안학수 하사는 63년 9월 30일 입대한 뒤, 월남전에 파병되었다. 매사에 적극적이고 현지어(베트남어)에 잘 하였던 안학수 하사는 지휘관들의 신임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당시 현지에서 필요했던 공적 심부름을 도맡아 했었다.

귀국 일주일을 앞두고 귀국준비를 위해 외출했던 어느날(66년 9월 9일), 안학수 하사는 어쩐일인지 부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전쟁터에서 미귀대는 탈영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그는 독립투사 집안의 자손이자, 교육자(아버지가 교장선생님)의 아들로서 탈영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67년 3월 25일' 북한방송에 출연하여,
자진 월북하였다고 북한체제를 선전하고 나섰다.

당시 우리 정보당국은 이를 포착하고, 안학수 하사를 '탈영 월북자'로 처리했다.

이로 인해 안학수 하사 집안의 불행이 시작되었다.

'월북자 안학수 하사'로 인해...

아버지는 교직을 그만둬야 했고, 안학수 하사의 동생 안용수씨는 결국 조국을 떠나 영국으로 이주해야 했다.

안용수(목사)씨는 간헐적으로 계속 정부당국에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한 번 낙인 찍힌 월북자의 꼬리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러기를 43년...
작년(08년) 9월 이었다.

안학수 하사의 동생 안용수 목사가 국방부를 방문했다.

당시 안목사를 접견했던 필자와 조소영 사무관은 안목사의 애달픈 사연을 가감없이 들었다. 안목사는 자신이 국방부에 와서 담당자들에게 "이런 애기를 다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격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안목사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형님이 월북을 결심했을 리가 없다고 하였다.
무언가 피칠 못할 사정이 있어 북한에 끌려간 것이 틀림없으니, 형님은 납북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마땅히 형님은 '월남전 국군포로'로서 대우받아야 한다며 형님의 명예회복이 자신의 일생의 소원이라고 하였다.

필자와 조소영 사무관은 안목사의 탄원이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처리방향을 고심했다.

일단, 우리는 인사기획관실 오명 대령님, 강창구 중령님과 논의 끝에, 안하사를 국군포로로 인정하기 위해서는'탈영 월북자'로 되어 있는 부분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안하사 문제에 적극적 관심을 가지고 있던 또 한 사람,
통일부 남북 피해자 지원단의 김영숙 주무관이 주도하여, 베트남 현지조사부터 하게 되었다.

그래서, 08년 11월 '국방부*통일부*국정원*육군본부'로 구성된 정부합동 조사단이 베트남으로 급파되었다.

국방부에서는 인사기획관실 강창구 중령이 참가했다. 그들은 치열한 조사 끝에 안학수 하사의 흔적들을 추적했다.

결론은 '월북으로 단정할 근거가 없다'였다.



비로소, 43년 해묵은 동생 안용수씨의 한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현지조사와 아울러 수 개월간의 옛 기록조사를 거쳐 09년 4월 28일 통일부는 "안학수 하사를 납북자로 간주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09년 5월 19일 육군은 안학수 하사의 병적기록표를 '무단이탈(월북)'에서 '외출미귀 및 납북'으로 정정했다.

최종적으로 09년 6월 22일 국방부는 안학수 하사를 최초의 '월남전 미귀한 국군포로 추정자'로 결정하게 되었다.



숱한 고난과 좌절속에서 그냥 묻혀 버릴 수도 있었던, 월남전 국군포로 안학수 하사의 사건!!!

안용수 목사의 끈질긴 집념과 적극적 입장변화를 주도한 국방부와 통일부 담당자들의 노력이 융합되어, 분단이 낳은 슬픈 가족사를 이제는 더 이상 슬프지 않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보람찬 일이었다.

안용수 목사는 이번 일을 적극적으로 처리해준 국방부와 통일부 담당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현 정부는 출발서부터 '국가를 위해 희생한 장병들을 국가는 절대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국방부 또한 제2의 안학수 하사와 같은 희생이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필자는 올해 1월까지는 이 사건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지금은 다른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 사건이 잘 해결되었다는 애기를 들으니 기분이 매우 좋네요.^^


김종덕 사무관은 "국방부 정책블로그 열혈3인방 1기 팀블로거"로, 국방부 군비통제과 행정사무관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열혈3인방 1기 팀블로거'인 김종덕 사무관의 활약 기대하시길 바랍니다.^^*  From 강군




Posted by 박비 트랙백 0 : 댓글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