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하늘에서 벌어진 아이러니



독일이 제2차 대전 말기에 등장시켜 연합국을 놀라게 한 최초의 제트전투기인 Me-262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의외로 인류 최초의 제트기인 Heinkel-178은 그리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다.
독일이 만든 Heinkel-178이 항공공학사의 기념비로 결코 손색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제2차 대전 중 관련 자료 대부분이 소실되었기 때문이다.
제2차 대전 발발직전인 1939년 8월 27일, 최초로 비행에 성공한  Heinkel-178은 베를린 기술박물관으로 옮겨져 전시되었으나 전쟁 말기에 연합군의 공습을 받아 망실되었다.


독일이 만든 최초의 제트기인 Heinkel-178

            
 
이처럼 제트전투기뿐만 아니라 제트기도 최초로 만들어내 독일은 제트기분야의 역사에 독보적인 한 페이지를 장식한 나라다.
그렇게 된 데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정신과 실험정신으로 가득 찬 엔지니어의 진취적인 사고방식과 이를 우대하고 적극 장려하던 독일의 장인문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기술축적이 있었기에 다른 경쟁국에 비해 독일이 제트전투기의 제식화에 먼저 성공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제트기를 만든 독일 기술력을 바탕으로 등장한 최초의 제트전투기인 Me-262

 

그런데 제트기나 제트전투기의 데뷔와 달리 최고의 제트엔진은 영국이 만들고 있었다.
제트기의 심장은 두말 할 필요 없이 제트엔진인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제트기를 먼저 만들어낸 독일보다 영국이 이 방면에서는 기술력이 앞섰다.
사실 제트엔진을 최초로 만든 것도 독일이 아니라 영국이었다.
최초의 제트전투기인 Me-262도 고질적인 엔진 문제로 골치가 아팠을 만큼 독일도 엔진만큼은 영국보다 기술적 기반이 취약 하였다.
 
                                            영국이 개발한 최초의 터보제트엔진
 

영국인 프랭크 휘틀(Frank Whittle)은 1937년 최초로 터보제트엔진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하였고  이처럼 미세하게 앞선 기술력만큼 영국이 독일보다 좋은 제트엔진을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이었다.
전후 독일은 패전국이 되어 이 분야의 발전이 정체되었지만 승전국인 영국의 기술은 계속 발전하여 왔고 오늘날도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휘틀의 기술을 상업화한 영국계 롤스로이스(RR)의 제트엔진은 현재도 미국의 제널럴일렉트릭(GE), 플랫휘트니(P&W) 엔진과 더불어 최고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군인이자 엔지니어였던 프랭크 휘틀
 

RR은 미국의 GE에 제트엔진의 핵심기술을 이전해 주었고 이를 바탕으로 GE는 J-33엔진이 제작하면서 이를 탑재한 미국 최초의 제트전투기인 F-80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이후 J-33은 J-35, J-47로 진화를 거듭하여 F-84, F-86 같은 미국의 초기 제트전투기의 심장이 되었고 이후 이들은 6.25전쟁에서 맹활약하였다.
6.25전쟁은 제트전투기 간에 공중전이 벌어진 최초의 전장으로 항공전사에 커다란 획을 그었다.
그런데 의외지만 6.25전쟁 당시에 공산군의 제트전투기인 MIG-15도 RR의 도움 때문에 등장할 수 있었다.


6.25전쟁 당시 항공전의 라이벌이었던 F-86과 MIG-15

                               

공교롭게도 둘 다 롤스로이스의 기술을 제공받은 엔진을 장착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제2차 대전이 끝난 1946년 영국은 전쟁 당시에 나치독일을 쳐부수기 위해 한편에 서서 싸웠던 소련에게 당시에 막 개발을 마친 최신형 제트엔진인 RR Nene(Mk1)엔진을 선물하였다.
군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우호관계를 과시하기 위해 영국 정부가 행한 사건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엔진을 준다고 해도 소련의 기술력으로 이를 복제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자만심도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동체시험까지 완료하였지만 제트엔진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하여 기술적 한계를 느끼던 소련에게는 천군만마가 되었고 무허가 짝퉁 클리모프(Klimov) VK-1엔진으로 탄생하였다.


                                    RR엔진의 무허가 짝퉁인 소련의 클리모프엔진


그리고 이렇게 탄생한 VK-1 엔진은 6.25전쟁 중반기에 갑자기 등장하여 유엔군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MIG-15기의 심장이 되었다.
결국 최초의 제트전투기간 공중전은 RR의 기술력을 이전받은 전투기들 사이에 벌어진 전투라고 정의할 수 있다.  
본의가 아니고 또한 그런 결과를 원한 것도 아니었겠지만 이처럼 전후 도래한 냉전시기에 첨예하게 대립한 동서구의 제트전투기의 발달에 있어 영국의 역할은 지대하였다.
한마디로 역사의 아이러니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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