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와 눈물 없이 성공은 없다
 
 

1980년대가 끝나갈 무렵, 미국의 신형 전략폭격기 B-2 Spirit가 세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보였을 때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적의 방공감시망을 피해 목표지점까지 은밀히 다가갈 수 있는 스텔스(Stealth) 성능도 경이로웠지만, 그러한 자세한 성능은 차치하고도 우선 눈에 보이는 비행기의 모양새만 가지고도 상대의 기를 죽일 정도였다.

 
                          경이롭다 못해 괴기스럽기까지 한 B-2 전략폭격기
 

지금까지 보아왔던 비행체와 확연히 차이가나는 전익기(Flying Wing) 형상 때문이었는데, 이러한 혁신적인 모습을 빗대어 "저것은 지구인이 만든 것이 아니라 외계인이 선물한 것" 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었을 정도였다. 한마디로 겉으로 보여 지는 외형만으로도 최첨단의 무기임을 자랑하는데 결코 모자람이 없었다.

 
                  여타 전략폭격기와 비교하여도 확연히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좌에서 우로 B-2, B-52, B-1B)
 

그런데 상상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디자인의 전익기는 사실 하루아침에 만들어 진 것은 아니고 그 역사가 의외로 오래 된 형태의 비행체다. 흔히 저런 비행체를 보았을 때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이라면 비록 실용화까지는 이르지 못하였지만 혁신적인 구상을 많이 남겨 이후 호사가들에게 많이 회자되는 나치의 비밀병기다. 그렇다면 나치 독일이 저런 비행체를 연구 하였던 것일까?

 
                          마치 UFO같은 나치 독일의 Sack AS-6 실험기
 

다음 사진은 1942년 말 독일의 글라이더 제작사인 호르텐(Horten)이 설계한 Ho-7 실험기다. 이를 바탕으로 제2차 대전 종전 직전에 아래 사진처럼 제트엔진을 장착한 Ho-229까지 제작하였으나 전쟁이 종결 되고 미완성으로 남게 되었다. 지금보아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뛰어난 모습인데 무려 65년 전에 전익기는 이미 실용화직전까지 제작이 이루어졌다.

 
                              혁신적인 모습의 Ho-7의 1940년 비행모습 
 

연과 같은 모습인 전익기는 체공에 상당히 적합한 구조지만 자세제어에 상당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컴퓨터와 같은 전자 제어기술이 부족하였던 당시에 완벽한 전익기의 완성은 상당히 어려웠다. 그런데 독일이 이러한 전익기 개발 유일국가는 결코 아니었다. 단지 선도국가들 중 하나였을 뿐이고, 개발과 적용에 있어 빛을 발 한 나라는 미국이었다.

 

               개발도중 종전으로 완성되지 못한 Ho-229(上)와 최근 재현한 목업
 

아래 사진은 1929년 미국 노드롭(Northrop)의 실험기인 X-216H다. 완전한 전익기로 볼 수 없는 실험기였는데, 1940년에는 N-1M처럼 보다 발전된 단계까지 제작이 이루어졌다. 우연이었는지 독일의 Ho와 거의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독일이 패전하고 난후 노드롭은 전후에도 이 분야 연구의 선도적 역할을 계속 담당하였다.

 
                              1929년 비행에 나선 노드롭의 X-216H
 

이런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노드롭은 실험용 차세대 전략폭격기인 XB-35을 제작하여 비행에 성공하였는데 그때가 1946년 6월 25일이었다. 비록 B-36이나 B-52같은 차세대 전략폭격기에 밀려서 제식화되지 않았지만 4톤의 폭장을 하고 무려 12,000Km를 비행할 수 있는 성능을 자랑하였다. 일설에는 시대를 앞서는 너무 혁신적인 모습이 오히려 채택되지 못한 이유가 되기도 하였다고 할 정도였다. 
 

                            1946년에 제작된 실험용 전략폭격기 XB-35
 

비록 군에서 거부당하였지만 XB-35는 이듬해 제트엔진을 장착한 실험기인 YB-49로 진화를 거듭하여 비행 실험까지 완료하였다. 그런데 YB-49에서 B-2의 모습을 엿보기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처럼 최신 전략폭격기 B-2의 제작사인 노드롭(현재의 노드롭그루먼)은 이미 수 십 년 전부터 전익기와 관련한 노하우를 축적하여 왔기에 B-2가 탄생한 것이었다.

 
                                      제트 엔진을 장착한 YB-49
 

이처럼 혁신적인 비행체가 외계인의 도움이 있어서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그 동안 계속된 연구와 축적된 기술 그리고 장기간에 걸친 꾸준한 도전으로 탄생한 것이다. 당연히 그러한 과정 중에는 무수한 실패와 난관이 있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사실 이것은 무기의 개발사뿐만 아니라 모든 일상사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혹시 그동안 남의 성공 뒤에 숨어있던 실패와 눈물은 보지 않고 결과만 부러워만 하지 않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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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열혈국방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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