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2.04 군인도 때로는 멋있고 싶다.! (2)
  2. 2009.11.30 전쟁에서 탄생한 명품 바바리코트 (2)
                                                          군복이야기 [ 3 ] 
              패션 디자이너가 만들었던 군복

               
 
남자들이 입에 달고 다니는 군대이야기를 싫어하는 여자들처럼 설령 밀리터리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척 보면 ‘ 아! 저것은 어느 나라 군대 ’ 라고 쉽게 알아 볼 수 있는 군대가 있습니다. 바로 제2차 대전 당시 독일군입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적인 독일군의 군복 때문이기도 합니다.

 
                         제2차 대전 당시 독일군 군복은 특징적인 멋이 있습니다
 

비록 인류사에 기록 된 나치의 용서받지 못할 범죄 행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제2차 대전 당시의 독일군이 뚜렷하게 기억되는 이유는 일당백의 전투력을 발휘하였던 뛰어난 작전능력과 프라모델의 단골로 등장하는 멋있는 각종 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불어서 너무나 멋있는 군복이 독일군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디자인 측면에서 여타 군대와 구별되는 뭔가 독특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제2차 대전 당시의 독일군복이 지금의 군복과 비교해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더 멋있어 보이는 이유는 나름대로 디자인에 신경을 썼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나폴레옹 시대 이후 제1차 대전까지 사용된 시각적으로만 화려한 울긋불긋한 군복처럼 비실용적인 군복도 아니었습니다. 한마디로 외형은 물론 기능까지도 훌륭하였던 시대를 초월한 명품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단지 행사용 복장도 아니었습니다
 

1923년 독일의 메트징겐(Metzingen)에서 디자이너 겸 의류제작자인 휴고 페르디난트 보스(Hugo Ferdinand Boss 1885~1948)는 몇몇의 직원들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딴 휴고보스AG(Hugo Boss AG)라는 조그만 의류 업체를 설립하였는데, 우연한 기회에 히틀러가 정권을 잡기 전부터 이미 나치의 사병이 되다시피 한 돌격대(SA)에게 유니폼을 공급하여 주게 되었습니다.

 
                    SA유니폼을 공급하면서 휴고보스AG는 나치와 관련을 맺습니다

 
정권을 잡은 후 베르사유 조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재군비를 선언한 나치는 새롭게 군대를 재건하면서 독일국민들에게는 자신감을 심어줌과 동시에 잠재적 적국들에게는 강력한 인상을 안겨줄 수 있는 상징이 필요하였습니다. 바로 이때 휴고보스AG가 납품한 SA유니폼에 크게 만족하였던 나치는 재건된 독일군의 군복을 휴고보스AG에게 제작 의뢰하였습니다.

 
                      휴고보스의 군복은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성공합니다

 
단순하면서 실용적이고 인상적인 남성복 디자인에 일가견이 있던 휴고보스AG는 독일군, 친위대(SS)는 물론 정부기관의 각종 유니폼을 만들어 공급하였고 이것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제2차 대전의 독일군을 특징하는 이미지로 남게 되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패션의 나라라는 프랑스의 당시 군복과 비교하여 보아도 하늘과 땅차이의 멋있고도 특징적인 디자인이었습니다.

 
         1930년대 독일 친위대(上)와 프랑스 군대의 모습인데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휴고보스AG는 전쟁 중 어마어마한 군복을 공급하느라 수많은 유태인, 적군포로 및 점령지역의 외국인 등을 강제로 동원하였는데, 이러한 점이 종전 후 전범으로 기소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비록 휴고 페르디난트 보스가 나치의 수혜를 많이 입은 기업인으로 재판을 받았지만 전쟁의 발발이나 전쟁범죄와 그리 관련이 없었던 관계로 80,000마르크의 벌금만으로 면죄 받았습니다.

 
                             휴고보스AG도 전후 처벌을 피하기 힘들었습니다.
 

전쟁과 관련이 많았던 벤츠, BMW, 크룹, 라인메탈 등 독일의 수많은 기업들이 현재도 세계 일류의 기업으로 남아서 명성을 떨치는 것처럼 휴고보스AG 또한 세계적인 패션기업으로 존속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의류뿐만 아니라 시계, 향수 등 여러 패션 관련분야에 진출하였지만 그 중에서도 남성복에 특히 강점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 것을 보면 그 유구한 전통이 살아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도 휴고보스AG는 세계적인 패션기업입니다

 
이와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군복은 현역군인, 매니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로부터도 그다지 멋있다는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august가 군복무를 하던 오래전의 밋밋한 군복에 비하면 그래도 많이 좋아지기는 한 것 같은데, 아쉽게도 실용적이거나 상무정신을 드높일 만큼 위엄 있는 모습을 보이는 데는 2% 부족한 것 같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국군에게 멋있고 기능도 좋은 군복이 공급되기를 기원합니다
 

기능이 최우선 선택기준인 군복이 반드시 멋있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시대를 초월한 명품으로 손색없는 휴고보스AG의 군복처럼 착용한 군인들에게는 자부심을, 국민들에게는 자긍심을, 상대에게는 두려움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군복이 국군에게 보급되기를 바랍니다. 뛰어난 디자이너들이 많은 섬유산업의 강자인 우리나라에서 결코 하지 못할 일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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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복이야기 [ 2 ] 
                 참호전에서 나온 名品 
 

 
저절로 두툼한 외투를 찾게 되는 쌀쌀한 계절이 되었습니다.  신사들과 새침때기 숙녀들 중에 흔히 바바리(Burberry)라고 불리는 코트로 한껏 멋을 내고 종종 걸음으로 갈 길을 재촉하는 분들도 많아졌습니다.  흔히 두툼한 점퍼류의 외투에 비하면 방한 능력이 떨어지지만 미적 감각을 추구하는 정장차림의 멋쟁이들에게 바바리만큼 잘 어울리는 훌륭한 패션소품도 없습니다.

 
                              바바리코트는 여성 정장에도 잘 어울리는 외투입니다.
 

그런데 이런 멋진 외투가 종종 바바리맨으로 불리는 변태들의 도구로 사용되어 사회문제가 되고는 합니다. (딸 키우는 아빠의 입장에서 하루라도 빨리 못된 변태들이 박멸되기를 기원합니다.) 아무리 비싸고 멋진 옷이라도 이상한 목적으로 사용하면 천박해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옷이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나야 빛난다는 말은 만고의 진리라고 생각됩니다.

 
              학교근처에서 바바리맨을 체포하는 장면이라고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입니다.
                       하루 빨리 저런 못된 변태들이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바바리는 고유명사입니다.  원래 이런 종류의 의류를 트렌치코트(Trench Coat)라 하는데, 영국의 세계적인 패션 메이커인 바바리社에서 만든 트렌치코트가 우리나라에서는 대명사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상업적 성공을 거둔 제품 중 이런 케이스가 많은데 예를 들어 해당 아이템의 유명제품인 포크레인(Forkcrane)이나 호치키스(Hotchkiss)는 굴삭기(Excavator)와 스테플러(Stapler)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영화 카사블랑카에서 바바리사의 트렌치코트를 입은 험프리 보가트
                  아마 트렌치코트가 가장 멋있어 보이는 명장면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
 

그런데 하필 이처럼 멋진 코트에 뜬구름 없이 참호를 뜻하는 트렌치라는 단어가 붙게 되었을까요?  의외라고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현대 도시인 최고의 패션 정장인 트렌치코트는 말 그대로 참호용 군복이었습니다.  오늘날 신사들의 정장이나 소품 중에 의외로 밀리터리와 관계된 것이 많은데 트렌치코트도 그러하며 오히려 다른 소품에 비해 그 역사도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이 어지러운 참호와 멋진 패션 소품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1914년 제1차 대전 초기, 독일의 진격이 프랑스의 마른 부근에서 멈춰 진 후 서부전선은 종전 때까지 지리 한 참호전으로 일관하게 됩니다.  이러한 참호전은 불과 수 백 미터의 전진을 위하여 수십만 군인의 어처구니없는 희생도 마다하지 않았던, 전쟁사에서 가장 잔인하고 한심한 전투의 표본으로 기록되는데 대표적으로 솜전투, 베르덩전투, 이프르전투 등을 들 수가 있습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참호에서 덧없이 죽어갔습니다.
 

참호를 파고 대치한 양측 사이의 땅을 흔히, No Man's Land라고 지칭 할 만큼 그야말로 참호전은 현실에 나타난 지옥이었습니다.  춥고 습한 지옥 같은 참호에 머물며 전투를 벌여야 했던 군인들을 위해 방습 및 보온기능이 있는 군납외투가 납품되었는데 이때부터 이를 트렌치코트라고 불렀습니다.  그중 영국군들이 사용하던 것이 좋다고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나면서 영국군의 트렌치코트는 일약 세계적으로 유명한 외투가 되었습니다.
 

                  습하고 추운 참호에서 싸우는 군인들을 위한 외투가 만들어졌습니다.
 

바바리社외에도 또 하나의 메이커인 아쿠아스텀(Aquascutum)社의 트렌치코트도 상당히 호평이 좋아 당시 영국군 군수납품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국내에는 바바리가 최고의 브랜드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영국이나 유럽에서는 아쿠아스텀의 트렌치코트도 꽤나 유명합니다.  어쨌든 종전이 된 후 그 기능성 때문에 많은 이들이 트렌치코트를 애용하게 되어 오늘날까지 중요한 패션 의류가 되었습니다.

 
                               바바리사의 트렌치코트를 착용한 영국군 장교
 

오늘날 세계의 멋쟁이들이 외투로 입고 다니는 트렌치코트는 말 그대로 전쟁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대다수 현대인들이 참호전을 치르는 심정으로 트렌치코트를 입고 출근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트렌치코트는 외부에서 활동이 많은 영업사원들이 착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분들의 삶을 보면 세상 살아가는 자체가 참호전 못지않다는 느낌을 받고는 합니다.
 
바바리맨을 검색하다 보니 재미있는 사진이 있어 몇 장 소개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이런 우스운 모습과 달리 못된 변태들은 하루 빨리 사라져야 할 사회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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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열혈아 트랙백 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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