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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1 아무개 기관총을 기대하며~ (5)

혹시 2002년부터 미 육군이 제식화하기 시작한 다목적 경장갑차 스트라이커(Stryker)에 대해서 들어 보신 적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현재도 미 육군이 다양한 실험을 하면서 개념 연구 중인 차세대 여단 전투단을 이 장갑차 때문에 흔히 '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SBCT-Stryker Brigade Combat Team)이라고도 부를 만큼 한마디로 차세대 부대의 근간이 되는 핵심적인 장비라 할 수 있습니다.


                  미 육군 차세대 핵심 전술 장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스트라이커 장갑차


C4I(Command, Control, Communications, Computers, and intelligence의 약자로 컴퓨터와 통신을 기반으로 한 종합 지휘체계를 의미)가 장차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판단한 미 육군은 당시 참모총장 신세키(Eric Shinseki)의 주도로 이러한 환경에 따라 작전을 펼 칠 수 있는 새로운 전술단위 부대를 구상하였습니다. 이때 미 육군은 신개념부대에서 사용할 새로운 장갑차를 군수업체들에게 요청하였고, 무려 35종의 후보작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 GM社의 차륜식 장갑차가 채택되었습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주도한 신세키 미 육군 참모총장


GM의 모델은 당시 미 해병대가 사용 중이던 LAV-25 피라니아(Piranha) 장갑차를 육군이 제시한 요구조건에 부합되도록 개량한 형태였습니다. 여담으로 LAV-25은 원래 스위스 모바크(MOWAG)社가 만든 장갑차를 캐나다GM에서 라이센스 제작한 것이었습니다. 미 육군조차 이미 기존에 제식화 된 장갑차를 개량한 것을 채택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을 보면 새로운 개념의 무기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Stryker의 베이스가 된 LAV-25 입니다.
                     장갑차를 새로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놈은 미군 사상 최초로 전쟁터에서 무공을 세웠던 일반 병사들의 이름을 따서 제식명이 정해지게 되었습니다. 주인공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제17공수사단 소속으로 유럽 전선에서 무공을 세운 스튜어트 스트라이커(Stuart S. Stryker 1924~1945)와 베트남 전쟁에서 제26사단 소속으로 전공을 세운 로버트 스트라이커(Robert F. Stryker 1944~1967)였는데 그들의 공훈을 기려서 이름이 명명되었던 것입니다.


                                 스튜어트 스트라이커(左)와 로버트 스트라이커


미군은 무기에 유명인물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육군의 경우는 지휘관들의 이름을 딴 장비가 많은데 예를 들어 M-47, M-48, M-60 전차는 맹장 패튼(George Patton, Jr)의 이름으로, M-1 전차는 애이브럼스(Creighton Abrams)장군의 이름을 따서 정하여졌습니다. 그런 전통을 가지고 있던 미 육군이 무명에 가까운 사병들의 이름을 따서 차기 장갑차의 이름을 명명하였다니 신선한 충격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맹장의 기갑장비의 대명사가 된 애이브럼스(上)와 패튼


비록 현대적 무기의 개발사를 놓고 보면 일천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이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주요 장비를 살펴본다면 '신궁', '비호', '현무' 등 상무적인 이미지가 강한 추상적인 명칭을 많이 부여하여 왔습니다. 물론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이제는 우리도 군인, 그것도 창군이후 국군발전에 이바지한 인물의 이름으로 무기나 장비의 이름을 지어 보는 것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한국 해군은 인물명으로 함정명을 명명하는 전통을 세웠습니다.

          창군의 주역 손원일 제독과 제2연평해전의 영웅 윤영하 소령을 기려서 명명한 함정들


그것도 유명한 장군보다 스트라이커 장갑차처럼 전사에 길이 빛날 무공을 세웠던 일반병사의 이름을 따서 이름을 붙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 됩니다. 해군의 경우는 충무공같은 역사적인 인물 외에도 최근 인물들의 이름으로 함정명을 정하는 고마운 전통을 세웠지만 아직 육군이나 공군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특히 대부분 전술장비인 육군의 무기류는 병사들과 동고동락을 함께 하는 성격이 강하므로 이런 이름이 붙는다면 병사들의 사기에도 좋은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천둥으로 명명된 'K-9 자주포'


예를 들어 국내 방산 역사상 최고의 성과물 중 하나로 손꼽히는 K-9 자주포의 이름은 '천둥(Thunder)'인데 한국전쟁 당시 무서운 투혼을 보여주었던 제8사단 제18포병대대의 순국 3용사 중 한분으로 가장 계급이 낮았던 용사의 이름으로 명명하였다고 가정하면 'K-9 심우택, 자주포' 등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故 심우택 이병 - 1950년 6월 27일 강릉지구전투에서 아군 포대가 포위당하자 후퇴하지 않고 혼자 남아 아군 야포가 노획당하지 않도록 폐쇄기를 제거하던 중 전사)


                       수많은 무명용사의 피로써 지켜온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물론 우리 군 문화에서는 생경한 제식명이기 때문에 어쩌면 어색한 측면도 있고, 왠지 북한식 노력영웅의 구호를 붙이는 것 같은 느낌도 들기는 합니다. 하지만 무명에 가까운 일반 사병들 중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였던 분들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한 번 정도는 고려해 봄직 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이들의 피와 눈물로 지켜진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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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열혈아 트랙백 0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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