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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16 제1차 세계대전의 이상한 승리 (2)

             이런 된장!  우리 이긴 것 맞아?
 
 
 
지난 11월 11일은 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1차 세계 대전이 종전한지 91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와 관련한 작은 생각입니다.

 
                     우리에게 낯설지만 제1차 세계대전은 지옥의 전쟁이었습니다.
 

이렇게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격투기 선수인 추성훈과 최홍만이 경기를 벌였습니다. 추성훈이 경기개시와 더불어 최홍만을 흠씬 두들겨 팹니다. 최홍만이 종종 반격을 하였지만 라운드가 계속 될수록 추성훈의 일방적인 우세 속에 경기가 진행되었고 결국 최홍만은 너무 맞아서 두 눈이 부어서 감길 정도로 수세에 몰렸습니다.

 
         실컷 몰리다가 회심의 반격을 하려는데 상대가 기권하여 버리면 조금 황당하겠죠?
 

그런데 최홍만을 때리다 때리다 추성훈이 지쳐버리고, 이틈을 노려 뚝심의 최홍만이 반격을 하려는데 갑자기 추성훈이 타월을 던지고 기권을 합니다. 물론 이렇게 되면 최홍만은 기권승을 거두는 것이지만, 온몸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추성훈을 제대로 때려 보지도 못하였으니 얼마나 약이 오를까요? 차라리 패했으면 그러려니 할 텐데, 이런 경우라면 승리를 얻은 것이 실감도 나지 않고 그리 기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전쟁에서도 그런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전사를 살펴보면 이런 황당한 승리를 거둔(?)전쟁이 있었습니다. 서양에서는 대전쟁(Great War)이라고 더 많이 불리는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이 그러합니다. 세계대전으로 호칭될 만큼 서류상으로는 여러 나라가 참전 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사실 독일과 러시아의 동부전선과 독일과 영국, 프랑스 연합군이 싸웠던 서부전선의 전쟁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제1차 대전의 최대 격전지였던 서부전선
 

그런데 이 전쟁의 패자(敗子)가 다 아시다시피 독일입니다. 외부와 고립된 상태로 장기간의 총력전을 펼친 결과, 독일 경제가 파탄에 이르러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르자 결국 항복하였지만, 사실 단지 물적, 인적 손실의 관점에서 볼 때 바다 건너와서 싸운 영국과 뒤 늦게 참전한 미국을 제외하고는 독일의 손실은 제1주적이었던 프랑스나 러시아 보다 적었습니다.

 
            독일도 많은 희생을 겪었지만 오히려 승자인 프랑스의 피해가 더 컸습니다.
                                   (베르덩전투의 독일군 집단묘지 )
 

오히려 브레스트-리토프스크조약에 의거 휴전한 동부전선은 제정러시아의 많은 영토를 전리품으로 얻은 독일이 승자의 입장이었습니다. 서부전선으로만 축소한다면 프랑스와 벨기에영토에서 대부분의 전쟁행위가 벌어졌습니다. 다시 말해 99% 이상의 물적, 인적 피해가 프랑스와 벨기에 영토에서 발생하였던 것입니다.

 
                   서부전선에서 지옥이 재현된 곳은 프랑스와 벨기에의 영토였습니다.
                                        (서부전선 주요 전투지역도)
 

연합군이 쏘았던, 독일군이 응사했던 간에 상관없이 포탄들은 프랑스나 벨기에 땅에서 폭발하였고 이 때문에 이들 국가의 영토의 물질적 피해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심하였습니다. 이른바 현실에 등장한 지옥으로 표현되는 마른, 이프르, 솜므, 베르덩 전투 등의 일련의 대회전으로 인하여 서부전선은 말 그대로 No Man's Land가 되었던 것 입니다.

 
                   항공촬영한 전선의 피탄공 인데 마치 스펀지 같은 모습입니다.
                               과연 저곳에서 살아날 수 있었을까요?
 

원래 사이도 나빴고 감정도 좋지 않은 사이였지만, 전쟁 내내 이처럼 무서운 피해를 겪었기 때문에 프랑스가 종전 후, 베르사유조약으로 독일을 철저하게 망가뜨리는데 기를 쓰고 앞장섰던 것은 한편으로 충분히 이해할만한 합니다. 문서상으로는 항복을 받았지만 독일영토에 제대로 총알 한발 날려보지 못하고 전쟁을 끝내었기 때문에 프랑스는 얼마나 약이 올랐을까요?

 
            승자가 얻은 것은 황당한 폐허뿐이었는데 이런 것을 승리라 할 수 있는지요?
 

더 이상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없어 독일이 항복을 하고 두 손을 들었을 때, 물론 지긋지긋한 전쟁이 드디어 끝나서 좋기는 하였겠지만 막상 독일을 제대로 때려보지도 못하고 막아내기만 급급하였던 프랑스는 이렇게 이야기 하였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된장, 아니 케챱! 우리 이긴 것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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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비 트랙백 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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