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몇 살이냐 ?
 
 

과학기술의 발전은 그야말로 눈이 부실 지경이다. 특히 어느덧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하게 된  IT분야는 일일이 쫓아다니기 힘들 정도인데, 그렇다보니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불과 10년 전에 이동통신과 결합한 손바닥만 한 컴퓨터로 언제어디서나 필요한 내용을 실시간 검색을 할 수 있게 되리라고 확신한 이들은 그리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이런 모습을 상상하기는 힘들었다 (사진-fnnews)
 

사실 새로운 기술이 가장 빨리 실용화되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무기인데 그 이유는 단순명료하다. 남이 보유하지 못한 기술을 이용한 무기가 장차에 있을 전쟁에서 승리를 이끌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것은 굳이 일일이 역사적 사례를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단순히 예를 하나만 든다면 총의 등장은 화살의 필요이유를 상실하게 만들어 버렸다. 화살을 아무리 업그레이드하여도 총 앞에서 무기로써의 가치가 무의미하게 된 것이다.

 
    온갖 폼을 잡는 칼잡이를 총으로 순식간 제압하는 인디아나 존스 (레이더스 스틸컷)
 

그런데 이런 당연한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무기가 하나있다. 이른바 콜트 45구경(Colts .45)으로 불리는 M1911권총이다. 제식번호에서 알 수 있듯이 올해가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인데 놀랍게도 아직도 일선에서 애용되고 있다. 국군도 지난 1988년 자체 개발한 K5권총을 제식화하기 전까지 사용하였고 미군은 1985년 M9권총을 채택하기 전까지 사용했고 일부에서는 아직도 쓰고 있다.

 
                          탄생 100주년이 된 M1911 콜트 45구경 권총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다른 무기들과 비교한다면 M1911의 위대함이 어떠한지 쉽게 이해 될 수 있다. 지금은 최신 스텔스전투기인 F-22가 하늘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지만 100년 전에는 나무골격에 헝겊으로 동체를 감싼 복엽기가 날아다녔다. 1916년 전차가 처음 등장하였을 때 모습은 마치 물탱크 같아 암호명도 Tank로 정해졌고 결국 일반명사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그때 탄생한 무기가 박물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직도 살아서 사용되고 있다.

 
                        1916년 탄생한 최초의 전차인 Mk1의 조악한 모습
                         M1911의 유구한 역사가 경탄스러울 수밖에 없다
.
 

총기의 보유와 사용이 엄격히 제한되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같은 나라는 개인의 총기 보유가 자유롭고 총기수집이 취미인 사람들도 많은 편이다. 이들에게 M1911는 상당히 인기가 있고 특히 생산 년대가 오래된 기종은 콜렉터들에게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을 정도다. 오죽하면 미국의 프로야구팀인 휴스턴 애스트로스(Houston Astros)가 창탄하였던 1962년 당시 처음 이름이 휴스턴 콜트45(Houston Colts .45s)였다.
 

                                      휴스턴 콜트45의 팀 로고
 

흔히 '자동화기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존 브라우닝(John Browning)이 제작한 M1911이 아직까지도 질긴 생명력을 이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의 개량이나 업그레이드가 필요 하지 않았을 만큼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시 말해 무기로써 권총이라는 물건은 그 용도가 극히 제한적이므로 어느 정도 이상의 성능만 달성하면 충분히 사용가치가 있다는 의미다.

 
                                 전설적인 총기 발명가인 존 브라우닝
 

M1911의 명성이 어떠했는지 알려주는 일화가 2차대전 당시 독일이 이를 사용했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지금도 세계적인 방산 업체인 노르웨이의 콩스버그 그루펜(Kongsberg Gruppen)이 2차대전 전에 M1911을 라이센스 생산하고 있었다. 그런데 1940년 독일이 노르웨이를 점령하자 소량이기는 하였지만 제작시설을 이용하여 독일군 용도로 M1911을 생산하여 공급하였다.
 

                           독일육군병기국 마크가 각인된 희귀한 M1911
 

그런데 새롭게 독일육군병기국(Waffenamt)의 주관 하에 제작하였다는 표식과 더불어 미국 콜트 사가 원 저작자라는 문구는 그대로 새겨 넣어, 아무리 전시라 해도 저작권은 보호된다는 전통을 지켜 주었다. 오래 동안 존재하다보니 M1911은 이처럼 재미있는 일화가 많이 따라다닌다. 일천한 국산 무기 개발사를 뒤돌아보면 어쩌면 부러운 부분인데 우리에게도 M1911처럼 세대를 뛰어넘는 국산 무기가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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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평양을 왕복하는 총기들
 

 
우리나라에서는 수렵용 엽총이나 사격장 용도로 허가를 받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개인이 총기를 보유하는 것이 불법입니다.  때문에 총기와 관련한 사고가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없다고 보아야 할 정도로 적고 이것은 앞으로도 계속하여 지켜져야 할 원칙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범죄율이 높은 여러 나라에서 법으로 총기 보유를 강제하고 싶어도 어느덧 하나의 문화가 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경찰의 단속에 적발된 불법 사제 총
 

이러한 딜레마를 가지고 가장 크게 체감하고 고민하는 나라가 아마도 미국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서부개척 시대를 거치면서 민병대의 전통을 하나의 자랑이자 역사로 생각하는 미국은 현재도 총기의 보유가 자유롭고 총기의 수집이 하나의 취미로도 정착되었을 정도입니다.  금연자도 담배 수집을 취미로 가질 수 있듯이 총기의 사용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도 총기 컬렉션을 할 만큼 총기와 그와 관련된 문화가 관대한 나라가 바로 미국입니다.

 
                  잦은 총기사고에도 불구하고 총기를 규제하지 못하는 것이 미국의 고민입니다
 

국가의 역사가 짧은 탓도 있겠지만 미국은 유별나게도 지나간 물건에 대한 가치를 상당히 높게 쳐줍니다. 골동품이라기보다는 폐품에 가까운 불과 십여 년 밖에 되지 않은 아주 가까운 과거의 물건도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다보니 시골 동네에도 골동품가게(Antique Shop)를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다보니 단지 예전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생판 모르는 남의 사진첩도 거래되는 경우까지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골동품 점인데 남의 사진까지 거래가 됩니다
 

그런 점은 총기와 관련하여서도 마찬가지며 실제로 실전경험이 있는 총기를 역사적인 소장품으로 간직하려는 사람이 많은 것이 당연할 정도입니다.  따라서 제2차 대전, 한국전쟁을 거쳐 월남전 초기까지 사용된 M1과 M1카빈소총(이하 카빈)은 상당히 소장가치로써의 인기가 높습니다.  이들 소총은 총 1000만정 가까이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생산국인 미국뿐만 아니라 수많은 여러 나라에서 주력 제식소총으로 사용되었습니다.

 
                                                      M1소총(상)과 카빈
 

하지만 거대한 전쟁에 가장 많이 사용된 주력 소총이었던 관계로 아직까지 제대로 작동하는 M1과 카빈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전 세계에서 아직까지 보관상태가 양호하여 작동되는 M1과 카빈의 대부분은 우리나라에 있다입니다.  얼마 전까지 예비군용으로 사용되었을 만큼 상당량의 작동한 소총이 보관 중입니다.  그러나 부품조달, 보관비용 등의 여러 문제로 실전용으로 사용하기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예비군 훈련에 사용된 카빈
 

마침 이렇게 우리나라에서도 애물단지가 되어가던 이들 소총들이 미국 호사가들을 위해 다시 바다를 건넜습니다.  지난 2009년 말 예비군용 총기로 보관되어 있던 M1과 카빈 중 상태가 양호한 12만 2천정 (M1 7만5천정, 카빈 3만 5천정)의 소총들이 미국의 민간판매용으로 방출되기로 결정된 것이었습니다.  외화를 획득할 수 있는데다가 구형총기에 대한 재고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 한마디로 일석이조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민간인이 취미로 사용 중인 M1
 

전술한 것처럼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인마살상용 총기의 개인 보유가 허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M1이나 카빈 같은 고성능소총(총 자체가 구형이지만 총기로써의 성능은 상당히 좋은 편으로 현재도 평가되고 있음)의 국내 소비가 불가능하므로 전량 비용을 들여 자체 폐기하여야 되는데 그런 점에서 볼 때 이러한 대외 재판매 방식은 상당히 좋은 정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6.25전쟁 당시 미 해병대가 사용 중인 카빈
 

지금으로부터 60여 년 전,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하러 미국에서 한국으로 태평양을 건너왔던 귀중한 무기들이 그동안 소중하게 사용되고 보관되다가 이제는 미국의 호사가들을 만족시켜 주기위해 반대로 태평양을 건너가게 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재미있는 역사적인 사건이 아닌가도 생각됩니다.  아마 이들이 생명체였다면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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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열혈국방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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