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2.14 강력해진 테러 무기 EFP
  2. 2009.11.18 노후장비의 해외이전에 대한 작은 생각
                 
                     또 다른 공포 EFP
 
 

이치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상황을 설명할 때 모순 (矛盾) 이라는 고사성어를 씁니다. 단어 이면에 담겨있는 정확한 의미는 차치하고 단지 뜻으로만 풀이한다면 모순은 창과 방패를 의미하는데, 이것은 한마디로 무기의 역사와 다름없습니다. 전투도구인 무기는 살상을 목적으로 하지만 반드시 하나의 전제조건이 있는데 나의 피해는 막고 적에게만 피해를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창과 방패, 어쩌면 결코 양립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따라서 무기는 남을 공격하는 공격용무기와 나를 보호하는 방어용장비로 나뉘어 함께 발달하여 왔습니다. 이것은 나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적도 함께 추구하는 공통의 명제인데, 나의 공격 도구는 상대의 방어망을 뚫어야하는 반면 나의 방어장비는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시켜야 한다는 상반된 조건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말 그대로 모순입니다.

 
              공격은 반드시 수비를 뚫어야하지만 수비는 공격을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는 가장 대표적인 무기가 바로 전차입니다. 전차는 단 한발로도 적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화력을 가져야 하는 반면, 최전선을 휘젓고 다니면서 활약하는 무기답게 상대의 어떠한 공격도 너끈히 물리쳐야하는 방어력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상과 달리 이 두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막강한 화력과 두터운 장갑을 자랑하는 M1A1 전차
 
보통 전차의 장갑능력이 향상되면 이를 깨뜨리기 위한 대전차무기가 개발되고 다시 이것은 전차의 방어력 향상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무한반복의 과정을 계속합니다. 이처럼 ' 역사는 도전과 응전 ' 이라는 역사학자 토인비 (Arnold J. Toynbee) 의 말에 가장 부합되는 예가 바로 무기의 발달과정입니다. 그리고 이런 경향은 정규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테러와 대테러 전술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전차의 발달과 더불어 대전차무기의 성능도 향상되었습니다.

 
일전에 소개한 IED (Improvised Explosive Device 급조 폭발물) 도 최초에는 일반 차량에 대한 기습공격을 목적으로 하였지만 험비 (HMMWV) 같은 경장갑차량이 등장하여 그 효과가 감소되자 폭발력과 살상력이 초기 형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증대된 무서운 IED들이 속속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이제는 중장갑을 두른 MRAP (Mine Resistance Ambush Protected) 처럼 새로운 이동 정찰 수단이 개발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방어력을 증강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방어력 실험중인 MRAP ( 한대에 10억이 넘는 고가의 장비입니다 )
 

IED는 주로 매설되어 있다가 방어력이 취약한 이동차량의 하부를 공격하는 형태가 주로 쓰이는데 이 때문에 차량의 하부를 V자 형태로 가공하여 폭발력을 분산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공격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방어력이 증대되자 테러조직은 단순 폭발을 이용한 공격수단 외에 장갑을 완전히 관통시켜 파괴하는 EFP (Explosively Formed Penetrator 장갑 관통 폭발형 관통자) 라고 불리는 새로운 공격수단을 활용하기에 이르렀으며 최근 그러한 추세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라이너가 덧대어져 있는 EFP의 모습

                                     이라크에서 적발된 EFP 비밀제작공장
 

전통적으로 중장갑을 관통하기 위해서는 성형작약탄 (HEAT) 이 사용되는데 이를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IED가 바로 EFP입니다.  성형작약 앞에 구리 등으로 만들어진 라이너 (Liner) 를 덧대어, 기폭 시 라이너가 고속으로 원뿔형으로 변형 사출되면서 표적을 관통하는 구조인데, 가내수공업 형태로도 제작이 가능할 만큼 구조가 단순하지만 그 능력은 중장갑도 뚫을 정도로 강력합니다.

 
                                      EFP에 공격당한 MRAP의 모습
 
                                    수색하여 발견한 EFP를 제거하는 모습
 

결국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전차 등에 사용되는 반응장갑 같은 특수한 장갑장비가 필요하나 현실적으로 모든 이동차량을 이렇게 할 수도 없으며 사실 이런 점은 대테러 작전운용 경험이 많은 미군도 고민거리입니다. 결론은 EFP를 포함한 IED는 방어력 증대 외에도 사전에 치밀한 수색으로 발견하거나 또는 다양한 재밍 (Jamming 전파교란) 기술을 이용하여 원격 조정 기폭장치를 무력화시키는 여러 가지 방법이 병행되어야 그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라파엘社의 대 IED 레이저 요격 씨스템
 

도둑 하나를 열 명의 경찰이 잡기 힘들다는 격언처럼 테러와 이를 막기 위한 준비는 상당히 고단한 줄다리기이고 어려운 과정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도둑을 잡기 힘들다고 경찰이 자신의 임무를 결코 포기할 수 없듯이, 비록 EFP와 같은 무서운 테러무기 또한 효과적으로 대응할 여러 가지 방법은 분명 존재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역사처럼 무기도 도전과 응전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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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랑치고 가재잡고
 
 

돌처럼 급하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연물을 무기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오랜 세월동안 지구상에서 사용 중인 무기는 예외 없이 인간의 손을 거쳐서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무기도 상업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공산품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 공산품과 차이라면 공급과 수요가 제한적이라는 사실입니다.

 
              최신 전투기인 F-35 조립공장. 보통의 일반 공장처럼 분주한 모습입니다.

 
공급측면에서 볼 때 대다수의 무기는 일반 공산품처럼 이윤을 남기려는 목적을 가진 사기업에서 제작하여 공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무작정 만들어서 공급하는 것이 아니고 국가의 철저한 통제와 감시 하에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비하여 수요처는 상당히 한정되어 있습니다.

 
                          무기는 통제 하에 제작 공급이 되지만 이를 제작하는
                             사기업이 이윤을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 제2차 대전 당시 탱크를 생산하여 엄청나게 성장한 크라이슬러 )

 
총기거래가 허용되는 미국처럼 경우에 따라서는 하나의 상거래 행위로 개인이 무기를 구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무기는 군, 경처럼 특정 목적으로만 이를 사용하고 또한 통제가 가능한 기관이 수요처입니다. 하지만 불법적인 폭력, 테러를 목적으로 하는 개인이나 단체에 무기가 음성적으로 공급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데, 이 경우가 사실 가장 큰 문제입니다.

 
              무기가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게 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따라서 여타 공산품과 달리 무기는 단지 수요가 있다고 공급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즉, 돈이 있다고 무기를 함부로 구매할 수도 없을 뿐더러, 반대로 생산자는 무턱대고 무기를 팔수도 없습니다. 이것은 무기의 원초적인 존재 이유가 살상과 파괴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파괴력이 강한 무기는 거래가 엄격히 금지되고 있으며 이것은 국가 간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일부무기는 돈을 준다고 살수도 없고 팔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무기는 경제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정치, 외교적인 변수가 국가 간 거래에 있어 최우선 고려대상이 됩니다. 최신 무기의 경우는 아무리 우방이라도 공급이 불가하거나, 공급이 이루어지더라도 성능이 하향조정 된 다운그레이드 형이 공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최신 무기가 아니더라도 국가 간의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적성국이라면 결코 거래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이란에게 공급되기로 하고 제작도중 이란 혁명으로 인하여
                       미국과 국교가 단절되자 금수 조치 된 키드(Kidd)급 구축함

 
때문에 무기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국가라면 정치, 외교적으로 우방이라 단정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공군의 차세대 주력기 도입 계획이었던 FX프로젝트에서 미국과 프랑스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던 예에서 보듯이 단지 우방이라는 사실만으로 무기의 거래가 쉽게 성사되는 것 또한 아닙니다. 이것은 역으로 우리가 해외에 무기를 수출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FX사업에서 치열한 경쟁 끝에 도입된 F-15K Slam Eagle

 
터키에 공급된 K-9자주포나 인도네시아에 수출된 KT-1훈련기도 있지만 사실 방위산업의 역사가 일천한 우리의 경우 무기를 외국에 공급한 예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단지 무기를 상품으로만 따진다면 품질이나 가격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 외에도 여러 요소 때문에 쉽게 외국으로 수출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터키에서 K-9을 라이센스 생산한 T-155 Firtina

 
그런데 비록 국산은 아니지만 국군이 운용했던 노후 장비들이 우방국들에게 저렴하게 또는 무상으로 공급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보도된 것처럼 해병대에서 사용하던 구형 LVT7A1 상륙장갑차 10대가 인도네시아에 무상 양도되기로 한 것을 비롯하여 필리핀과 가나에 공급되거나 공급 예정된 고속정, 페루에 제공되기로 한 A-36공격기 등이 그러합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 양도가 결정된 LVT7A1

 
이러한 예는 국군의 유휴 장비를 원활하게 도태시킬 수 있으면서도 지원국에게는 추후 국산 방산물자를 수출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사전에 인연을 다져놓는 좋은 정책이라 생각됩니다. 사실 보관 및 유지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노후무기를 단지 보유만한다고 전력이 증강되는 시기는 지났고 이는 첨단과학군을 지향하고 있는 우리의 경우에도 당연히 해당되는 사항입니다.

 
                                 최근 해외 수출을 위해 노력 중인 T-50

 
따라서 시의 적절하게 최신 무기를 도입함과 동시에 노후 장비를 제식무기에서 탈락시켜 이를 외교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정책이라 생각됩니다. 국군이 보유 중인 구형 장비의 대외 지원이 국군의 전력을 보다 첨단화시키면서도 우방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이후 국산방산 물자의 수출에도 기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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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비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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