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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18 축구전쟁(Soccer War) [下]



                           축구전쟁 [ 下 ]

 
 
그로부터 1주일 뒤 이번에는 장소를 엘살바도르로 옮겨 2차전이 벌어졌는데, 홈팀인 엘살바도르 국민들 뿐만 아니라 국경을 넘어서 원정 응원을 온 대규모의 온두라스 응원단의 불뿜는 응원 대결 속에 경기가 개시되었다.
치열한 접전 끝에 이번에는 홈코트의 이점을 얻은 엘살바도로가 3-0으로 승리하여 승패를 원점으로 돌려 버렸다.
 

엘살바도르에서 개최된 2차전에서 홈팀이 승리를 거두었다.

       
 
당시에 경기가 어느 정도 과열되었는지 경기를 중계하였던 온두라스 방송단이 "엘살바도르에게 죽음을~", "엘살바로르에게 신의 저주를!~" 이라는 부적절한 멘트를 쉴새없이 외쳐대었다.
마치 상대편을 타도할 원수로 간주하여 생방송에 공개적으로 욕을 하는 것과 같은 어이없는 모습이었다.
 

생방송 중에 상대편을 노골적으로 욕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렇듯 과열된 경기와 관중들의 적대감으로 가득찼던 경기가 끝난 후, 관중석에서는 흥분한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 관중 간에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
원정을 와서 상대적으로 소수였던 온두라스의 응원단은 일방적으로 집단 린치를 당하여 피투성이가 된 상태로 국경 밖으로 추방당하는 폭력사태가 일어났다.
소식이 온두라스에 전해지자 온두라스 전역에선 거주하고 있던 엘살바도르인에 대한 무차별적 보복 테러행위가 발생하였다.
 

경기 후 엄청난 보복 테러가 발생하였다.

 

그동안 불편하였던 관계에 있다가 축구경기로 감정대립이 격해진 이 두 국가는 6월 16일 상호간에통상교역 금지를 단행하고, 이에 대하여 6월 18일 엘살바도르는 세계인권위원회에 온두라스를 제소하여 버리면서 더욱 격화되었다.
결국 6월 23일 양국은 단교를 단행하였다.
그야말로 다혈질의 라틴아메리카 국민들답게 순식간에 벌어진 일들이었다.

 

양국간의 관계는 순식간에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요즘은 홈앤드어웨이 ( Home and Away ) 방식으로 축구경기가 벌어질 때 양편의 승패가 동일하면 원정 경기에서 다득점한 팀이 최종 승리한 것으로 판정하는데, 당시에는 재경기를 벌여야 했다.
승패가 1승 1패로 동일하여 이미 축구를 넘어 폭력과 외교적 마찰을 불러왔을 만큼 감정의 골이 깊게 파인 양국간의 재경기가 확정되자 국제축구연맹은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었다.
결국 세 번째 경기는 제3국인 멕시코에서 벌이기로 결정되었다.
 

3차전은 육박전으로 변질되었다.


 
단교 직후인 6월 27일, 제3의 장소인 멕시코시티에서 벌어진 최종전은 양측을 응원하는 관중들보다 삼엄히 경비에 나선 멕시코 경찰들이 더 많았던 경기로 기록되었는데, 경기내용은 안 봐도 비디오인 것처럼 운동이 아닌 집단 격투기같은 형태로 진행되어 말그대로 선수들이 피를 흘리는 혈전으로 비화되었다.
결국 연장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3-2로 엘살바도르가 승리를 거두어 결말을 보았다.

 

엘살바도르는 선전포고와 함께 전쟁을 개시하였다

 

그런데 이런 경기 결과는 양국 간의 감정을 풀기는 커녕 더욱 악화시켜 계속되는 외교적 비난과 자국에 있는 상대국 국민들에 대한 테러로 이어졌다.
특히 온두라스 정부의 방관 하에 상대적으로 온두라스에 자국 국민이 많았던 엘살바도르인들에 대한 피해가 늘어났다.
그러자 분노한 엘살바도르는 7월 13일 새벽, 온두라스에 선전포고 후 포병부대의 포격을 시작으로 전쟁을 개시하였다.


온두라스는 반격을 시도하였으나 결국 패전에 이르렀다

 
 
엘살바도르군의 주력이 온두라스 동서 요충지인 엘포이와 아마킬로를 함락시키고 공군은 온두라스의 수도 테구시갈파와 여러 도시를 폭격하였다.
기습을 받은 온두라스는 반격을 하였지만 초전의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여 2천 여 명이 넘는 전사자를 내며 치욕적인 패배를 거듭하였다.
결국 이를 방관할 수 없던 미국 주도의 미주기구(OAS)의 중재로 온두라스는 사실상 패전을 당한 상태로 휴전에 이르게 되어 100시간만에 전쟁이 종료되었다.
 

축구전쟁 당시의 온두라스 공군 F4U

 

이 두 국가 간의 앙금은 오래 동안 계속되다가 1980년 10월 페루의 수도인 리마에서 벌어진 평화조약으로 간신히 마무리되었다.
물론 이런 사례는 극히 희귀한 사례고 재발되어서도 곤란하다.
그런데 그동안 뉴스를 보면 폭력사태를 우려하여 종종 무관중 경기가 열리는 등, 세계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축구는 여타 경기종목과 달리 스포츠 이상을 뛰어넘는 그 무언가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정해진 규칙을 준수하고 상대를 존중할 때 스포츠는 가치가 있다.

 

이러한 축구 이상의 그 무엇이 우리의 자랑스러운 응원문화처럼 아름답게 표현되면 다행인데, 전쟁으로 비화한 위의 사례같이 변질된다면 스포츠의 존재 이유가 없어질 것 같다.
축구에서의 전쟁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그라운드에서만 펼쳐지고 상대방을 존중할 때만 멋있다.
이번 2010년 월드컵에서는 멋진 축구전쟁만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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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열혈국방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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