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의지'  훈련에 참여한 함재기들
 
 

작전명 불굴의 의지(Invincible Spirit)로 명명되어 지난 7월 25일에 시작된 한미연합훈련에는 우리 해군이 보유한 독도함을 비롯한 다양한 각종 함정들과 F-15K를 위시한 공군의 최 신예기들이 참여하여 막강한 능력을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훈련에 선보인 무기들 중 하이라이트는 미국이 보유한 항공모함 CVN-73 조지 워싱턴호와 현존하는 최강의 전투기로 자타가 공인하는 최신예 전투기 F-22라 할 수 있습니다.


                                    연합훈련 중인 미 항모 조지 워싱턴호와 한국 해군의 독도함

 
그중 전략 기동장비의 꽃인 항공모함은 훈련이전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미국만이 운용 중인 슈퍼캐리어(초대형 항공모함)는 다양한 종류의 함재기를 탑재하여 작전을 펼치는데, 항공모함이 우리에게 낯선 장비이다 보니 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함재기도 생소한 편입니다.  물론 F-4팬텀기처럼 함재기에서 파생된 기종을 사용하였지만 통상적으로 함재기는 항공모함을 기반으로 운용되므로 우리에게 낯선 것은 사실입니다.

 
                   갑판에 다양한 종류의 함재기를 가득 싣고 항해 중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항공모함에는 통상 1개 항모비행단(CVW-Carrier Air Wing)이 탑재되어서 운용되는데, CVW는 소속 항공모함을 필요에 따라 바꾸기도 하며 CVW를 구성하는 비행대도 작전의 투입 목적에 따라 수시로 변경되고는 합니다.  이번 한미연합훈련에 참여한 조지 워싱턴에는 별개의 임무에 투입되는 8개의 비행대로 구성된 제5항모비행단(CVW-5)이 전개되었습니다.  막강하지만 우리에게는 상당히 생소한 이들에 대해 알아봅니다.
 

                                         전투폭격비행대 (VFA)

 
공대공전투와 공대지전투를 펼치는 전폭기로 구성된 비행대로 항모비행단의 주먹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CVW-5에는 F/A-18E 슈퍼호넷으로 구성된 3개 비행대(VFA-27, 102, 115)와 구형인 F/A-18C 호넷으로 구성된 1개 비행대(VFA-195)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통상 1개 비행대가 12~14기의 전폭기로 구성되니 48~56기의 전폭기가 항공모함에 탑재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착함 중인 VFA-27의 FA-18E 전폭기
 

                                        조기경보비행대 (VAW)

 
조기경보기는 작전 구역을 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한마디로 하늘의 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공중을 통한 적의 내습을 원거리에서 감시하거나 아군 VFA가 원거리로 작전을 나갈 때 함께 동행하여 아군기가 원활하게 작전을 펼치도록 돕는 임무에 투입됩니다.  CVW-5에는 4~6기의 E-2C 조기경보기로 구성된 1개 비행대(VAW-115)가 전개되어 있습니다.
 

                                          이함하는 VAW-115의 E-2C 조기경보기
 

                                          전자전비행대 (VAQ)

 
전자전기는 적의 레이더망을 비롯한 전자 감시체계를 교란하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한마디로 아군이 대지공격 등의 작전을 펼칠 때 상대의 눈을 멀게 하는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VFA가 작전을 나갈 때 조기경보기와 전자전기가 함께 동행 하여 작전을 펼치며 CVW-5에는 4~6기의 EA-6B 전자전기로 구성된 1개 비행대(VAQ-136)가 전개되어 있습니다.  전자전기는 아직 우리 군도 보유하지 못한 최고의 전술장비입니다.
 

                                         이함 준비 중인 VAQ-136의 EA-6B 전자전기
 

                                             수송비행대 (VRC)

 
말 그대로 항공모함을 기반으로 하는 수송기부대입니다.  항공모함은 한 번 작전을 나가면 장기간 작전을 펼치므로 인근 육지나 다른 항공모함 사이의 긴급한 인원이나 화물의 수송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목적에 수송비행대가 투입되는데, CVW-5에는 2~4기의 C-2A 수송기로 구성된 1개 비행대(VRC-30)가 전개되어 있습니다.

 
                                           비행 중인 VRC-30의 C-2A 수송기
 

                                        헬리콥터비행대 (HS)


조종사구조, 해상구난, 연락, 수송, 대잠초계 등의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헬리콥터로 구성 된 비행대입니다.  CVW-5에는 4~6기의 SH-60, HH-60 고성능 헬리콥터로 구성된 1개 비행대(HS-14)가 전개되어 있습니다.
 

                                          작업 중인 HS-14의 HH-60H 헬리콥터

 
위에서 언급한 CVW의 구성은 통상적이지만 고정된 것은 아니고 임무와 상황에 맞게 수시로 변경되거나 조정됩니다.  평소에는 위에서 언급한 60여기 정도의 각종 작전기를 탑재하고 항공모함이 작전에 나서지만 이들 작전기들 대부분은 하나하나가 최고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최신예기라서 상당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따라서 흔히 항공모함 비행단의 전투력이 중소국가의 공군력을 능가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패키지 시범 비행 중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에 탑재된 제5항모비행단(CVW-5) 소속의 함재기들
 

사실 항공모함 자체는 그리 무서운 무기가 아닙니다.  워낙 큰 덩치 때문에 방어에 불리하여 수많은 호위함의 보호 없이 단독으로 바다로 나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무서운 능력을 가진 CVW를 원거리로 이동시켜 작전을 펼칠 수 있기 때문에 전략무기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항공모함에서 내려 육지에 전개 된 CVW는 통상적인 비행단 수준으로 능력이 반감된다는 점입니다.  마치 악어와 악어새처럼 항공모함과 CVW는 함께 있을 때 최고의 능력을 발휘합니다.  이처럼 무서운 전략무기도 결국 모든 것이 갖추어졌을 때 힘을 쓰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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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의 라이벌 [ 2 ] 

제트시대에 재현된 개구리들


                                                  공군 F-80 Shooting Star



제2차 대전 후 제트시대가 도래하면서 공군(이때부터 육군 항공대에서 공군으로 독립)의 F-80 Shooting Star와 해군의 F2H Banshee가 최초로 공군과 해군의 제트전투기로 각각 제식화됩니다. 이 당시 미국은 유럽과 태평양에서 사상 최대의 전쟁을 승리하였다는 자신감에 가득 차 전후 세계최강의 위용을 뽐내며 감히 누가 내게 맞서랴하는 자만심이 충만하였던 시기였습니다.


                                         해군의 F2H Banshee


그러다가 선배들인 P40과 F4F의 꼴을 답습하게 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하늘에 제트 1세대의 최강 전투기 중 하나로 인정받는 소련의 MiG-15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말미암아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꼬리를 내리게 됩니다. 결국 이들은 또 한 번 서로 간에 잘난 척만 하다가 곧바로 사라진 그저 그런 전투기들이 되었습니다.


                                      공군의 승리  


6.25전쟁에서 갑작스런 MiG-15의 등장에 그나마 미 공군은 F-86 Sabre라는 회심의 후속대타가 있었고 이후 MiG-15와 F-86은 항공전사에 길이 남는 인상적인 공중전을 펼쳐 보이며 세기의 라이벌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반면 해군은 사실 손가락만 빨고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 같은 침울한 시간을 보냅니다.

 

                                          공군 F-86 Sabre 


시급히 도입한 F9F Cougar 등을 써보기도 하였지만 사실 적기는 물론이거니와 철천지원수인 공군의 F-86의 능력과 맞먹는 놈을 쉽게 제식화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사실, 함재기들은 항공모함 탑재를 위하여 공군기에 비해 기체구조에 제약사항이 많을 수 밖에 없었고 때문에 능력의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제트시대에 와서는 이러한 제약이 더욱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F-86의 해군용 버전인 FJ Fury
 

해군은 결국 자존심을 뭉개가며 울며 겨자 먹기로 공군의 F-86을 함재기로 재설계하여 FJ Fury 라는 이름으로 항공모함에 탑재하게 됩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설명하였던 이유로 함재기로 재설계하면서 F-86 고유의 능력을 많이 상실하게 되었고 이 때문에 그저 그런 평범한 전투기가 되며 별다른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합니다. 제트시대에 와서 해군은 더 이상 공군의 상대가 될 수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해군의 절치부심 
 

F-86의 성공에 자부심이 하늘을 찌른 공군은 1950년대 일련의 제트기시리즈를 개발합니다. 이른바 센추리시리즈 (Century Series)라고 불리던 F-100 이후의 전투기들이었습니다. 그 첫째 작품이 세이버의 닉네임을 계승한 F-100 Super Sabre로 제식화 된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였습니다. 이때만 해도 소련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 MiG-19를 충분히 대적 할 수 있으리라 판단  하였습니다.
 

                                                   공군 F-100 Super Sabre


반면 해군은 F-100과 동일한 엔진을 장착하였으나 기동성과 맷집능력이 뛰어난 F8U Crusader를 제식화하였고 이들은 동시에 월남전에 참전합니다. 자만하였던 공군은 MiG-17 과 MiG-21에 믿었던 F-100이 혼쭐이 나자 곧바로 일선에서 후퇴시킵니다. 그러면서 마구 개발 하였던 전투기들을 이것저것 되는대로 참전시키기 시작하였습니다. 


                                            해군 F8U Crusader
 

사실 월남전은 미공군기의 능력이 나빠서라기보다는 정치적 입김에 가해진 교전규칙 때문에 특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같은 제약이 있기는 하였지만 그동안 절치부심하며 내공을 키워왔던 해군은 F8U의 뛰어난 기동력으로 공대공전투에서 짭짤한 성과를 얻어내었고 서서히 공군의 망신살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공군의 박탈당한 자존심 
 
 

센추리씨리즈를 개발한다고 난리치던 공군이 많은 전투기를 만들어내었음에도 실전에서 뾰족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사이에 내공을 키워온 해군은 희대의 도깨비 F4H Phanthom II를 함재기로 제식화 하였습니다.  그동안 센추리씨리즈가 월남전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초초해진 공군은 평판이 자자한 도깨비를 해군으로부터 빌려서 시험                  

                                             해군 F4H Phanthom II

 
그 결과 지금까지 공군이 개발하였던 모든 전투기들의 능력을 초과한다는 사실에 경악하였고 비록 자존심상하는 일이었지만 눈물을 머금고(?) 이를 공군전투기로 제식화하기로 합니다. 여담으로 공군기를 함재기로 만들기는 힘들지만 함재기를 공군기로 전환하기는 상당히 쉽습니다.

 

                                           F4H의 공군용 버전인 F-110 Spectre
 

최초에는 공군 제식부호인 F-110 Spectre 라고 명명하였으나 이마저도 1962년 시행된 국방성의 제식화 부호 통일계획에 따라 F-4 Phanthom II라는 해군의 명칭을 그대로 가져다 쓰게 되었습니다. 굳이 공군이 살린 마지막 자존심이라면 기관포를 장착하고 공중 급유구를 해군과 다르게 설치하였던 점 정도라 할 만큼 공군은 라이벌 해군에게 굴욕을 겪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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