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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16 전선에 울려 퍼진 크리스마스 캐럴 (2)
                                                     

                                                      크리스마스 이야기 [ 1 ]
 
                      1914년 에피소드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발발 후 쾌속 진공하던 독일군의 진격이 마른전투 (Battle of Marne) 에서 프랑스군의 강력한 반격에 막혀 멈춘 후 전쟁은 소강상태로 빠져들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참호전으로 변한 전선에도 어느덧 눈발과 더불어 크리스마스 이브가 찾아왔고 밤은 점점 깊어져갔습니다.

 
                 전쟁은 교착상태에 빠졌고 어느덧 전선에 크리스마스가 다가왔습니다.

 
춥고 습한 참호 속에 웅크리고 언제 있을지 모를 독일의 공격에 대비하던 영국군들의 귀에 독일어로 부르는 낯익은 노래 소리가 낭랑한 바로 그때 들려 왔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四面楚歌처럼 영국군의 사기를 더 떨어뜨리기 위한 독일의 심리전으로 처음에는 생각 하였다고 합니다.)

 
                              어디선가 크리스마스캐럴이 울려 퍼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노래 소리는 서서히 독일군 참호 쪽 전체로 변해가더니 합창처럼 전선에 울려 퍼져 나갔습니다. 바로, 독일어로 부른 ' 고요한 밤, 거룩한 밤 ' 이었습니다. 그러자 영국군 참호 쪽에서도 이를 영어로 따라 부르기 시작했고, 한 낯 동안 포격이 반복되던 전선이 순식간에 크리스마스캐럴 아카펠라 경연장이 되었습니다.

 
                                밤새도록 치열한 (?) 노래 대결이 있은 후
                           독일의 한 병사가 작은 크리스마스트리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밤새 캐럴이 울려 퍼진 전선에 동이 터오자 한 독일군 병사가 참호 밖으로 나와 영국군 쪽으로 조심스럽게 걸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방아쇠에 손이 간 영국 병사들은 그 독일 병사의 손에 들려있는 것을 보고 총에서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독일병사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작은 나무에 초를 단 크리스마스 트리였습니다.

 
                     양측 병사는 무기를 내려놓고 전선 중간으로 나와 어울렸습니다.
                                       (기념재현 행사와 박물관 기념물)


 
순간 영국군 측에서도 몇 몇 병사들이 참호 밖을 빠져나가 그 병사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고 양측 지휘관은 놀라서 병사들을 제지하였으나 그러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병사들은 양측 참호 중간지대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크리스마스 인사를 나누게 됩니다. No Man's Land 로 불리던 죽음의 땅에 잠시간의 기적이 일어났던 것 입니다.


                              지옥의 전선에 크리스마스의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당시의 극적인 모습이 담긴 실사)


 
참호 밖으로 나온 병사들은 그때서야 양측 참호 사이에 무수히 널려있던 양쪽 병사들의 시체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양측 지휘관들이 시체수습을 위하여 잠시 동안 휴전을 하기로 합의합니다. 영국 병사들을 묻을 때는 곁에 있던 독일군들이 기도하고, 독일 병사를 묻을 때에는 반대로 영국군 병사들이 명복을 빌어주었습니다.

 
    
                                           시신을 함께 수습하는 모습


                 이후 전쟁 기간 내내 시신 수습을 위한 일시적 휴전이 종종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시체가 치워지자 들판에서 양측 병사들의 축구경기가 벌였습니다.  피탄 공이 가득 찬 진흙벌판은 공을 차고 쫓는 병사들의 함성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경기 후에는 병사들끼리 기념사진을 찍고 서로 지급받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교환하였습니다. 그리고 모여서 가족 사진을 서로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크리스마스의 휴전을 보도한 당시 신문보도
 
그러나 이 사실을 알게 된 양쪽 군 수뇌부는 경악하였고 적군 병사와 어떤 형태의 접촉도 금한다는 강력한 명령이 즉시 내려옵니다. 그리고 일선의 지휘관들에게는 참호를 벗어나 적군 병사에게 접근하는 경우에는 이적행위자로 간주하여 현장에서 총살해도 좋다는 지침이 하달됩니다.

 

 
잠시나마 평화로웠던 1914년의 크리스마스가 그렇게 지나고 다시 아침이 찾아오자 포탄이 상대편의 머리위로 떨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렇게 최전선의 병사들에 의하여 기적적으로 멈춰졌던 전쟁은 명령에 의해서 다시 시작되어졌습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크리스마스의 평화는 결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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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비 트랙백 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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