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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8 불침(不沈)의 상징이 된 이름 (1)
             
               
                 불침(不沈)의 상징이 된 이름
 
 
밀리터리에 대해 관심이 없는 분이라도 살면서 한 번 정도는 엔터프라이즈(Enterprise)라는 군함의 이름을 들어 보셨을 것 입니다. 재래식 동력함인 CV-63 키티호크 (Kitty Hawk)가 2009년 퇴역하면서 미국의 모든 항공모함들이 핵추진함으로 이루어지게 되었을 만큼 이제는 의의가 많이 감소하였지만 엔터프라이즈는 최초의 핵추진 항공모함이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초의 핵추진 항모인 엔터프라이즈가 취역 40주년을 자축하던 당시의 모습

 

1961년 취역하였으니 벌써 50여년 가까이 바다를 누비고 있는 셈인데, 수차례에 걸쳐 실전 에 투입되었고 한반도에 군사적 위기가 고조되었을 때에도 등장하여 그 위용을 뽐내고는 하였습니다. 무지막지한 건조비용에 놀란 미 해군 당국이 이후 2척의 항공모함을 재래식 동력함으로 만들었을 만큼 엔터프라이즈는 당대를 앞선 괴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엔터프라이즈인 CVN-65가 미 해군 최초의 엔터프라이즈는 아닙니다.

 
                               현재도 현역으로 활동 중인 CVN-65 엔터프라이즈
 

통상 해군의 군함명은 인물명, 지역명, 역사적 사건명 등 여러 사유로 결정되는데 그렇게 작명된 수많은 선명 중에서도 두고두고 기억하여야 할 가치를 지닌 특별한 선명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 해군의 충무공 또는 이순신과 같은 함명이 바로 그런 경우라 할 수 있는데 이런 영예로운 선명을 지닌 군함이 퇴역하면 새로운 군함이 선명을 승계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아마 한국 해군에게 가장 영광스런 이름이라 할 수 있는 이순신함
 
세계최강 미 해군에서는 엔터프라이즈가 그런 경우에 해당 됩니다. 미 해군 함명들중 가장 많이 계승 되어온 이름이며 또한 이름에 걸맞게 많은 전공을 세웠던 선명입니다. 한마디로 미 해군 불침의 영광이라고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호 엔터프라이즈
1775년 5월 18일 영국으로부터 노획한 70톤짜리 소형 범선입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노획물인데 독립전쟁당시 미국의 국력을 고려 할 때 그럴 수밖에 없었으리라 생각 됩니다.
 
2호 엔터프라이즈
1776년 12월 20일 역시 영국군으로 부터 나포한 25톤 소형 범선입니다.  1호도 그렇지만 나포된 소형선박이기 때문에 그리 오래 사용 되지는 않은듯합니다.
 
3호 엔터프라이즈
1799년 건조된 125톤 범선이며 엄밀히 말해 이 선박부터 엔터프라이즈의 영광이 시작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 차례의 전투에 참여 하였으며, 특히 미국 연안 해적 소탕에 투입되어 40여척의 해적선을 격멸하는 혁혁한 전과를 올립니다.

 
                                    적함 트리폴리를 격파하는 3호 엔터프라이즈
 
4호 엔터프라이즈
1831년 건조된 194톤 범선으로 주로 중남미 지역의 작전에 참여 합니다. 이로써 엔터프라이즈는 미국연안을 벗어난 지역에서 명성을 떨치게 됩니다.
 
5호 엔터프라이즈
1877년 3월 16일 건조된 1,375톤 증기기관 겸용 범선입니다. 기관의 장착과 선체 대형화로 좀 더 넓은 지역에서의 작전을 수행 합니다.

 
                                최초로 기관이 장착된 5호 엔터프라이즈 (1877년)

 
6호 엔터프라이즈
1917년 제작된 1 파운드포 1문을 장비한 SP-790급 소형경비정의 이름 입니다. 오랜만에 엔터프라이즈의 전통을 승계한 선박이 등장하였으나 그동안 추세와 달리 소형선박에 명명됩니다.
 
7호 엔터프라이즈
1938년 5월 12일 취역한 항공모함 CV-6입니다. 흔히 엔터프라이즈의 영광이라면 이놈을 생각 할 정도로 너무나 유명한 전공을 세웠으며 전설이 된 함정입니다. 미드웨이 해전에서 승리의 주역이었고 이후 수차례의 전투에서 전공을 세웠고 수차례의 피격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고 침몰당하지 않았던 미 해군의 영광이었습니다.

 
                                  미 해군의 전설이 된 7호 엔터프라이즈 CV-6
 
8호 엔터프라이즈
1961년 11월 25일 취역한 최초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CVN-65입니다. 현재도 현역에서 활동 중이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많은 활약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무시무시한 초대형항모가 커다란 위험에 빠졌던 적이 있었는데 전투로 인한 것이 아니고 안전사고 때문이었습니다.
 
1969년 1월 14일 하와이 근해에서 훈련도중 갑판을 이동하던 차량의 배기가스에 노출되어 과열되었던 로켓이 갑자기 오작동으로 발사되었고 마침 주기되어 있던 다른 함재기를 피폭시켜 대화재가 발생합니다. 화재는 장장 4시간 동안 계속 되었고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미 해군의 비전투 항모사고중 하나로 기록됩니다. 옆에 있던 호위함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항모를 밀어서 다음날 진주만까지 안전하게 귀환시킬 수 있었습니다.

 
                                        사고 당시의 CVN-65 엔터프라이즈
 

그런데 공교롭게도 불멸의 항모 CV-6 엔터프라이즈도 태평양전쟁 당시 동일한 해상에서 크게 타격을 입었으나 안전하게 진주만으로 귀항하였던 적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당시 사고가 제2차 대전 때 죽은 일본군의 원혼 때문이라는 괴담도 있었으나 결론은 엔터프라이즈라는 이름은 불침의 아이콘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CVN-65가 퇴역해도 이 이름을 승계하는 다른 항정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한국 해군의 레전드가 된 참수리 325호
                             (1999년 제1차 연평해전 당시 북한 경비정을 들이받는 모습)
 

미 해군에 비하면 역사가 일천한 우리 해군은 앞에서 언급한 충무공처럼 역사적인 인물 외에는 승계하여 사용할 만큼 전통 있는 함정명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2009년 비록 함정명은 아니지만 함번으로 한국 해군의 전설이 될 자랑스러운 이름이 등장하였습니다. 1999년 발발한 제1연평해전과 2009년 벌어진 대청해전에서 연거푸 대승을 이끈 참수리 325호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대청해전의 승전을 이끈 참수리 325호 장병들
 

325호가 함번이라서 함명이 되기는 곤란한 점이 있겠지만 이미 325호는 한국 해군에게 함번 이상의 의미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훗날 퇴역하더라도 미 해군의 엔터프라이즈처럼 후속함정에게 승계되어 계속 사용됨으로써 그 용기와 기백이 영원히 알려지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해 대한민국 해군 여러분 고생이 많으셨고 그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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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비 트랙백 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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